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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격의료 대안으로 주장한 왕진(방문 진료), 진료 안전성 담보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

    [칼럼] 박상준 경상남도 대의원·신경외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05.23 06:56 | 최종 업데이트 20.05.23 06:5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원격의료 추진은 정부·여당과 의료계 사이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원격의료 추진이 필요하다는 정부와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이 우선이라는 의료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도입하려는 원격의료가 의료계의 주장처럼 도리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확보가 보장되지 않았다면, 먼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료계의 동의하에서 시행한 전화 상담과 처방을 통해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하게 입증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의료계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의료계는 정부가 발표한 제한된 전화 상담 및 처방만을 기준으로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격의료 추진을 즉시 철회하라고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근거로 제시한 전화 상담과 처방 건수가 전체 진료 건수 대비 미미해 안전성 여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안전에 위협을 느낀 독자 보행이 어려운 고령의 만성질환자에 한해 시행된 전화 상담과 처방 결과를 일반화해 원격의료 추진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의료계가 원격의료 추진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에 놀랍게도 의사협회 한 이사가 원격의료의 대안으로 ‘왕진제도(방문 진료)’ 시행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가 커뮤니티사업의 핵심으로 제안했으나, 현재 유명무실화한 방문 진료가 원격의료의 대안이라는 주장이 과연 현실성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원격의료를 산업의 관점에서 활성화하려는 것과 마찬가지고 의료계가 원격의료를 대체할 수단으로 방문 진료를 주장하는 이유가 수가 인상을 위한 방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원격의료 반대에 대한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큰 착오다. 물론 방문 진료가 대면 진료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나, 이 또한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의사협회의 공식적인 판단이다.

    아울러 방문 진료비 책정 또한 현실과 동떨어져 참여하는 의사가 적을 수밖에 없는 한계점을 노출해 현재 참여도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는 상기해야 한다. 따라서 방문 진료는 원격의료의 대체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다.

    최근 대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책임은 대면진료와 같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것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의료계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로 법적 책임 소지에 대한 불명확성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가장 중요한 국민 건강의 안전성과 의료 행위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수립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산업 논리에 근거해 원격의료를 시행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제도로 평가받기 어렵다.

    국민으로서도 불완전한 제도로 인해 자신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 원격의료 시행이 주는 편리함만으로 원격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신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정부도 이런 점에서 무조건 원격의료를 추진하기보다는 의료계와 국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전 안전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여기서 한 합의에 근거해 원격의료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제도로 정착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는 반대를 위한 원격의료 철회 주장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진정한 의료계의 충언을 허투루 듣고 흘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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